'독일로가자!'에 해당되는 글 12

  1. 2014.04.23 두 번째 전화 인터뷰
  2. 2014.04.12 베를린 6
  3. 2014.02.26 비행기 예약 3
  4. 2014.02.12 독일 법인 설립절차 2
  5. 2014.01.07 베이스캠프가 가지는 의미 9
  6. 2014.01.05 말레이시아 KL 을 베이스캠프로.. 3
  7. 2013.12.20 일단(?) 말레이시아로.. 5
  8. 2013.12.11 이사? 이사!
  9. 2013.12.11 독일로 가는 이유, 한국을 떠나고 싶은 이유 16
  10. 2013.11.11 독일이나 유럽 국가로 이민을 준비하시는 분들 계시나요? 13

두 번째 전화 인터뷰

첫 번째 전화인터뷰의 결과는 낙방.

그리고 맨 처음 이력서를 넣고 포지션이 맞지 않아 반려된 곳(영국에 본사가 있는 독일 지사)의 본사에 내 포지션에 해당하는 자리가 나와서 이력서를 넣어봤다. 베를린에 넣었는데 떨어졌었다는 말과 함께...

어쩐 일인지 바로 전화인터뷰를 하자는 연락이 왔고 그것이 바로 오늘..

부모님도 놀러오셨는데 마음에 부담만 생기고 영 의욕이 안생긴다. 이러다 인터뷰가 끝나면 또 후회 하려나..

이력서를 받자마자 희망연봉을 먼저 협상하던 함부르크의 회사에서도 내일 테스트를 보자는 연락이 왔다. 뭐..내가 생각하기에도 연봉-기술-인간의 순서대로 채용하는것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심지어 연봉은 계약직전에 다시 협상할수도 있으니... 하지만 채용을 희망하는 입장에서는 약간 마음이..아무튼 내일 원격으로 기술시험을 봐야 한다.

그리고 평소 괜찮게 생각했던 회사..하지만 핀란드에 있고 내 포지션은 뽑지도 않는 곳에도 이력서를 넣었다. 그것도 아주 뻔뻔스럽게..나 잘하니까 뽑아라 내 포지션은 아니지만 나 똑똑하니까 배워서 잘할게..이렇게..--;

작년부터 느낀거지만 세상의 기회는 나에게 저절로 오지 않는다. 직접 움직이고 행동하면 수 많은 기회들이 나에게 다가온다. 이번 영국 본사 인터뷰도 그렇고..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이력서 넣는데 돈드는것도 아니고 약간의 마음의 상처만 감수하면 뭐..

지인 소개로 대기중인 두 곳은 아직도 아무 연락이 없고 3월에 맨 처음 이력서를 넣었던 곳도 뭔 말이 없다. 그리고 뒤셀도르프에 있는 다국적 게임회사에(있는줄도 몰랐는데 아주 괜찮은!)도 이력서를 넣었고 지금 리뷰 상태이다(여긴 지원 사이트에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구직활동을 하며 느낀건..내가 잡 마켓에서 오랜시간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라던가 준비가 많이 미흡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 사업체를 운영하며 돈을 벌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했기 때문에 커리어가 많이 지저분하다는것(ㅠㅠ 장점으로 승화시킬수도 있지만 너무 구차하다). 그리고 대부분 독립적으로 일했기 때문에 팀단위 개발에 대한 최근 지식을 습득하지 못한점. 개발 10년차가 넘어 득도한 부분들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점 등이 아쉽다.

무엇보다 구직이라는 상황 자체가 굉장히 스트래스를 주고 자존감을 좀먹는 상태인것 같다.

이번 전화인터뷰에는 지난번 인터뷰 경험으로 영어에 좀 자신을 가져볼까 했는데 영국 본사라니..본토 네이티브와 이야기 해야 한다는 점에서 영어 부담감은 더하다..ㅠㅠ 더구나 영국발음.

그래도 이번엔 그들이 원하는 답을 하도록 노력해야겠다. 물론 거짓말은 안되겠지만 위에 적어놓은 어쩔 수 없는 단점, 그리고 금방 극복가능한 부분에 대해 어필할 필요는 없으니까..

이력서를 넣은 회사들은 대부분 업계에서 제일 잘나가는 회사들인데 높은 비율로 인터뷰 요청이 오는걸 보면 서류상으로도 내가 쓸만한가보구나 싶으면서도..나도 그들과 같은 프로덕트를 얼마든지 만들수 있다는 아쉬움이 생긴다.

아이들을 위해서 우리를 위해서라지만 벌려놓은 사업에 작은 성과라도 더 이루고 싶은 욕심이다.

어찌되었건 이러한 활동의 결과로 오히려 내 마음을 많이 정리할 수 있었다. 그것으로도 큰 소득이다. 공부하기 싫어하는 학생이 일용직 노가다 체험과 새벽시장 풍경을 보고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이랄까.. 나라는 인간은 하여튼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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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6) 2014.04.12

베를린

독일에 온지 벌써 한 달 하고도 5일이 지났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참 정신없고 힘들었던 시간들이었다. 무엇보다도 말레이시아와 발리의 따뜻한 날씨에 적응해 있다가 0~10도 정도 되는 이곳 날씨에 적응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더구나 겨울옷은 한국에서 출국할때 입었던 옷 하나씩..애들 점퍼는 비행기 타면서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주고 온 상황이라 옷이 문제였다.

발리에서 겨우 GAP 매장을 찾아 두꺼운 후드티와 청바지를 사고 말레이시아로 온 다음 공항에서 여러시간을 기다려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다.

아이가 셋에 비행기는 만석..막내는 이제 14개월이니 13시간의 비행을 잘 견뎌줄지 걱정이었다. 더구나 이미 3시간 비행에 공항에서 6시간정도를 보낸 뒤라...그리고 그 전에는 죽음같았던 발리 우붓-덴파사 구간의 운전도...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비행기에서 참 얌전했다..잠을 자거나 그런건 아니었지만 여튼 조용히.. 문제는 뒷열에 앉은 독일 아이였는데 호야정도 또래에 아주 13시간 내내 울고 소리지르고..

독일의 아이 교육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 부모는 말 몇마디 하고 그냥 내버려두었다. 덕분에 주변의 모든 승객들이 어마어마한 피로를 느끼고 독일까지..

겨우 도착한 프랑크푸르트 공항..24년전 이곳을 통해 한국으로 떠나왔었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베를린으로 가기 위해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으로 가는 s반을 타려고 하는데 아무것도 모르겠다..겨우겨우 중앙역으로 와서 맥도날드에 짐을 풀고 심카드를 샀으나 인터넷 활성화가 안되어 일단 베를린에 가는 ICE 열차에 올랐다.

기차를 타고 또다시 베를린으로..발리 우붓에서 베를린까지 총 이동/대기시간을 합하면 약 40여시간..나와 정은이도 피곤하지만 아이들 상태도 정상이 아니다.

베를린 중앙역에 도착해서 airbnb로 예약한 숙소(5일간 임시로 묵을..그 이후는 다른 곳에 1달을 예약했다)로 갔다. 노이퀠른이라는 지역인데 이곳은 외국인들이 많아 동네 분위기가 많이 좋지 않다고 한다. 막상 도착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안좋은 분위기..어찌어찌 거리 이름과 번지수를 보며 걸어가고 있는데 어디선가 '너 호철이 아니니?' 하며 왠 아주머니가 불쑥 튀어나왔다.

어려서 독일에 있을 때 베를린에 놀러간 적이 있었다. 아빠가 공부하던 70-80년대 같이 공부하셨던 친구분이 계셔서 그곳에 놀러갔었는데 그 아주머니가 나와계신게 아닌가?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아 어안이 벙벙해 있었지만 너무 오래간만에 뵈어서 반갑기도 하고 놀라기도 하고..일단 인사를 드리고 이야기를 해 보니..아빠가 아주머니한테 우리가 베를린에 간다고 이야기 했고 아주머니가 숙소를 물어보니 내가 보내준 숙소 주소를 보내주셨던 것이다.

아줌마는 나랑 통화도 안된 상태에서 그냥 그 거리에 나오셔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던 것이다. 정말 헉 소리 나는 상황이었지만..일단 아주머니와 함께 숙소를 보는데 아주머니는 여기서 우리를 두고 갈 수 없으니 아주머니 댁으로 가자고 하신다. 결국 숙소는 취소하고 아주머니 댁으로...

아주머니는 엄마처럼 간호사로 독일에 오셔서 파란만장한 독일생활..베를린에서 40여년째 계신 분이다. 아저씨가 몇년전 돌아가시고 내 또래인 아이들도 독립해서 혼자 살고 계신데 아직도 일을 하시는...그것도 메르켈 총리한테 상까지 받으신 아주 유명하신 분이다.

아주머니 댁에서 정신없이 5일을 보냈다. 기본적인 생활정보를 아주머니가 다 알려주시고 차로 여기저기 데려다 주셔서 아주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 옷도 조금 샀지만 여전히 온가족이 거지꼴로..다음 숙소로 갔다.

3월 11일부터 4월 11일까지 예약한 숙소는 집주인이 아르헨티나로 여행가면서 내놓은 곳이다. Treptow 라는 곳인데 이곳에 terptow 공원이 바로 앞에 있고 주변에 마트도 많아 생활하기에는 좋은 곳이다.

그리고 지난 한달 동안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결국 이곳에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취업을 우선으로 해야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급하게(?)이력서를 만들고 포트폴리오를 정리했다. 그리고 첫 두 회사에 이력서를 보낸 후 긴장이 풀렸는지 몸살 감기에 걸려 꼬박 일주일을 누워있었다. 

정신을 조금 차린 뒤 함부르크에 있는 회사 두 곳에 이력서를 보냈는데, 그 중 한곳에서 전화인터뷰 요청이 왔다. IT 쪽이라 모든 일들은 영어로 진행되지만 말하기에 영..자신이 없었던 나.. 그래도 돌이켜 생각해보면 2달간의 동남아 생활이 나의 영어 말하기 자신감을 어마어마하게 키워줬던것 같다. 

알수없는 자신감으로 전화인터뷰의 '영어'는 무리없이 진행했지만 인터뷰 내용은 너무 아쉬웠다. 회사 인터뷰라 당연히 팀단위 작업이나 협업에 대한 질문이 많았었는데 나는 혼자 일한지 3년정도 되었고 그 전에도 혼자 일하는게 익숙해서 너무 솔직하게 대답했던것 같다.

질문:팀단위 작업에 대해 어떤 경험이 있나요?

답변:저는 요즘 혼자 일해서요..

이런 분위기라고 해야 하나 ㅠㅠ

영어에 너무 긴장하느라 영어 대비만 했지 이런 전화 인터뷰에 나올 기본적인 내용은 전혀 숙지하지 못했다...그래도 뭐 지난 일이고 말은 최소한 통했으니 기다려 보는 수 밖에..

내가 이렇게 정신없이 지내는 동안 아이들은 추운날씨에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만 박혀있었다. 날씨가 좋으면 조금씩 나가곤 했는데 내가 아프고 이력서, 포폴, 전화면접 준비하는 동안은 그냥 타블랫과 함께 내버려두었다.

정은이는 매일 음식하고 장보고 정리하느라 바쁘고..오랜 방랑 생활에 매일 시우를 업고 다녀서 그런지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바깥활동을 별로 안좋아하는 호야도 맨날 자신의 한계를 넘어 걸어다니고 꼭 자야하는 낮잠도 안재우니 나가기만 하면 픽픽 쓰러져 자다가 이젠 짜증을 부리는데 온 가족이 이녀석 짜증 때문에 또 스트래스를 받는다.

결국 유모차를 하나 사서 시우도 아닌 호야를 태우고 다니기로 했다. 시우는 업고 호야는 유모차에... 유모차 산지 1주일이 되어가는데 너무너무 잘 샀다고 정은이랑 매일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호야가 유모차에만 들어가면 쥐죽은듯 조용히 있고 거기서 자고 얌전히...ㅠㅠ

포트폴리오용으로 게임 두개를 만들고 한국 지인들한테 레퍼런스 레터 요청하고 이력서 보내고 각 회사 인사팀 사람들과 이메일로 부족한 자료를 보내고 하다보니 오늘이 되었다.

맨 처음 이력서 보낸 두 곳 중 한 곳은 내가 지원한 포지션과 맞지 않다며 바로 거부 메일이 왔고 다른 한 곳은 이력서가 많아 시간이 걸린다며 기다려 달라는 메일이 왔다.

두 번째 보낸 두 곳 중 한 곳은 전화 인터뷰 후 다음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지 여부를 대기중이고, 다른 한 곳은 희망연봉을 꼭 보내줘야 한다며 나한테 희망연봉을 달라는 메일을 오늘 보내온 상태이다.

세 번째로 보낸 곳이 있는데 여긴 회사가 좋아서 내 업무와 다른 부분임에도 혹시나..하고 보냈더니 역시나 거부 메일이 왔다.

그리고 엄마 친구분 아주머니 딸이 소개시켜준 회사로 이력서가 들어가 있는데 여긴 일단 기다려 보라는 회신 후 대기중이고 형의 지인을 통해 이력서를 넣은 회사에서는 정식으로 지원하라는 메일이 와서 지난 수요일에 정식으로 다른 서류를 접수시켰다.

전화 인터뷰를 본 회사를 제외하고는 서류전형에서 합격여부를 기다리는 상태이다.

그리고 그렇게 한달이 지났다. 이곳의 집주인과 협의해서 5월 12일까지 다시 한달을 연장한 상태인데..과연 그 전에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 나온다고 하면 어떻게 다시 집을 구할지, 아무런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구직비자를 받아 계속 구직활동을 해야 할지.. 그런건 아직 모르겠다.

이력서를 준비하면서 한숨만 나오고 절망적인 생각만 하던 때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떠올린건 '난 지금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았으니 내가 시도할 수 있는 모든걸 시도해보자' 라는 생각이었다.

구직활동도 미리 안될꺼야..이런 생각보다는 정말 밑져야 본전이니까 내가 여기저기 이력서 더 낸다고 한들 금전적으로 손해보는것도 아니니 할 수 있는 모든걸 해 본다음에 절망해도 늦지 않을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소소하게 이러저러한일도 많았는데 한 달동안의 일을 한 번에 정리하려니 너무 힘이든다.

다음주가 되면 전화인터뷰 결과도 알 수 있고 몇몇 회사의 서류전형에 대한 답도 올것이다. 나의 영원한 목표가 '취업'자체가 아닌 만큼 어떠한 결과도 수용할 수 있고, 또 어떠한 결과가 나오던지 나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는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독일에서 취업을 포기해야 한다면..그 다음은 꼭 독일이어야 할까? 그런것만도 아니다. 처음에는 독일의 문화, 교육등이 부러워 독일로 왔다면 한국을 떠난지 100여일이 되는 지금의 생각은 '글로벌'하게 살 수 있다면 좋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다른 나라에도 기회가 있겠지..나를 원하는 곳이.. 이렇게 생각하면서 조금 더 방황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여기서 기회를 만들고 그 기회를 잡고 싶다. 내 마음대로 되는건 아니겠지만 왠지 그렇게 할 수 있을것 같다. 미리 김칫국부터 마시는건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될건 되고 안될건 안되는거 아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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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전화 인터뷰  (0) 2014.04.23

비행기 예약

3월 6일 쿠알라룸푸르에서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말레이시아에어라인 예약.

남들은 그냥 가는 유럽여행 준비도 몇달씩 한다는데..나는 아직 어디에 살아야 할지도 정하지 않았다.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가서 엄청나게 고생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준비 없이 가는것이 맞는건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막상 나에게 독일로 가기위해 준비해야 할 시간이  3개월,6개월, 1년이 있다면 나는 무슨 준비를 했을까? 거기다 아이들이나 집안일, 돈버는 일에 신경쓰지 않고 말이다.

아마도 기간이 1년정도로 길었다면 어학공부를 했을테다.

기간이 6개월 정도였다면 역시 어학공부를 하면서 여러 준비를 했을것 같고.

기간이 3개월 정도였다면 어학은 시간날때 하고 다른 준비를 했을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기간에는 가족,친지,친구와 이별하고 하는 시간도 포함되었을테지..

그리고 집을 구할 준비를 했을까? 집은 사실상 가서 직접 보고 구하는게 좋기 때문에 시간이 많아도 준비하기 힘든 부분이다.

아이들 유치원이나 학교는 집을 구한 다음에 고민할 일이다.

차를 미리 구매할수도 없다.

계좌 개설이나 비자신청, 회사설립 또한 집을 구한 다음에 할 일이다.

결국 준비기간이 길었어도 내가 할 수 있는건 그리 많지 않았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준비한답시고 또 1년이라는 시간을 미루었을테고..결과적으로 그 기간에 우리가족은 더 힘들었겠지..(집안일도 안돕고 돈도 안벌고 어학비용에 한국에서 생활비 등..)

어찌보면 가장 무모해 보이지만 독일 가는 준비라는게 과연 얼마나 필요할까 싶다.

물론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해서 당장 어디로 가야할지 정도는 생각해야겠지만..


지역은 뮌스터나 에센을 생각하고 있다.

두 곳 모두 NRW 주에 위치하고 있어서 창업시 NRW 주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고, 다른 도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집세가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뮌스터는 가본적도 없고 에센은 가본적이 있지만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정하기가 힘들다.

예전에 용인 동천동에서 살다가 이사가기로 마음 먹었을 때.. 직장위치나 아이들 학교와 관계없이 이사가 가능했던 우리는 어디로 이사할지 정하는게 너무 힘들었다.

말 그대로 아무곳이나 살아도 상관없었기 때문이다.

전국을 후보지로 놓고 이사갈곳을 정해야 한다는것...그곳에 살아본적도 없는 경우..구경하러 갈 엄두도 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결국 우리는 '전원주택'이라는 키워드로 이사갈 곳을 알아보았고, 단지형으로 이쁘게 지어진 발트하우스로 이사할 수 있었다.

이제는 독일 전역을 대상으로 살아갈 곳을 찾아야 한다니 이건뭐...

그래서 일단 회사 설립시 지원이 되는 NRW 주로 범위를 좁혔고, 그 중 집세가 싸고 자연환경이 좋은(독일은 다 좋아 보이지만) 뮌스터 + 에센 두 도시로 압축했다.

하지만 역시나 감이 오지 않는다. 에센은 확실히 집세가 싸 보이는데 뮌스터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정착할 집을 찾기전에 한두달정도 머물 임시 숙소를 먼저 구하려 하는데 단기로 집 찾기는 더욱 어려워 보인다. 독일에 들어갈 날이 9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말이다 ㅎㅎㅎ


그래도 독일 변호사에 보낸 메일에 답신도 오고 사보험 가입 관련된 견적도 받아보았다.

비자 발급이나 회사설립에 대한 절차, 비용, 기간은 NRW 투자공사를 통해 들었던 내용과 비슷했고, 관광비자로 입국 후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물론 사업계획서 작성을 맡기는 만큼(기본 틀은 직접 제작) 비용이 추가될것 같다..

사보험은 5인 가족 기준으로 1000~1500유로를 매달 내야할것 같다.

물론 더 저렴한 비용으로 가입할 수 있을것 같은데..어디까지 커버가 되는지 잘 모르겠다.

1500유로면 집세보다 더 비싸고 사실 어마어마한 비용인데, 대체 독일에서 식구가 많은 사람들은 자영업을 할 수 없다는건가? 아니면 다들 이 비용을 내고 자영업을 한다는건지..

건강보험 내다가 망하게 생겼다.

별다른 해결책은 보이지 않고 아프지 않기를 바라며 싼 보험을 들던가..

아니면 자기부담금을 높이던가 하는 방법으로 보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자기 부담금을 높이면 죽는 병이 아닌이상 보험을 들지 않은것과 같은 병원 비용을 내야할수도 있다.. 아이들은 좋게 우리는 안좋게 보험을 들어야 하는지..

한국에서는 자기부담금 = 회사부담금까지 했을때에도 36만원 정도였는데, 물론 한국은 자기부담금 비율이 조금 있지만 여러가지로 고민되는 부분이다. 뭐..이거야 돈을 벌면 해결 될 수 있는 일이고 돈을 못벌면 건강보험료 못내는것과 관계없이 독일에서 쫓겨나게 되겠지..


중요한건 비행기표를 사버렸다는 것..


독일에서 당분간 이동을 위해 푸조리스나 렌트카를 이용할까 했는데 차라리 차를 사버리는게 좋을것 같기도 하다. 관광비자 상태로 차를 살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결정되어버린거다..이제 임시숙소를 빨리 구하고..못구하면 호텔로. 참..우리는 여름옷밖에 없구나..독일 가기전에 공항에서라도 옷을 사야겠다..

인원수가 많으니 뭘 해도 돈이다 ㅠㅠ 그래도 잘 될거야라고 생각해야지 별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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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법인 설립절차

독일에 사업체를 만들어 적법한 비자를 받는 대략적인 절차는 다음과 같다.


1관광비자입국-2거주지임대-3사업거주허가(비자)신청-4사무실임대-5사업자등록

4,5번은 하나로 묶어서 보아도 무방할듯하다.


참고로 국내에서의 법인 설립절차는 법무사를 통해 대행하지만 독일은 변호사를 통해 대행할 수 있다. 관련 변호사를 선임 후 권한을 위임하여 법인설립 업무와 비자 신청업무를 대행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른 변호사 수임료가 대략 비자관련하여 2500유로, 법인(GmbH)설립시  2000유로정도가 소요된다.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자본금이 납입되어야 하는데, GmbH 설립시 최소 자본금은 25,000 유로이다.

법인 설립과 운영에 대한 부분은 거의 대부분 우리나라와 유사하다. 법인의 성격을 잘 모르고 납입한 자본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는것은 횡령등 범죄행위에 해당하므로 비자 발급만을 위해 자본금 납입 후 개인 용도로 사용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것이 좋다. 물론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사업거주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사업계획서 작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독일에서 어떠한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따라 비자 발급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부분은 아직 진행중인 사안이 아니므로 추후 실제로 변호사를 선임하게 된다면 다시 정리해볼까 한다.


법인 설립시 변호사 수임료와 공증,번역료등 대략 4500유로~5000유로가 소요될 것 같다. 이는 초기 비용으로 생각할 수 있고, 실제 회사를 운영하는 동안에는 사무실 임대료, 유지 운영비용, 인건비, 세무비용 등이 고정적으로 지출될 비용이 될 것이다. 항목은 우리나라와 똑같지만 금액의 단위가 커질수밖에 없을것 같다. 대략 1000유로를 우리나라 100만원정도로 생각하면 지출의 규모가 비슷할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독일에서 주거 및 생활비용과 한국의 4대보험과 같은 사회보험, 소득세등의 지출이 예상된다. 독일은 소득세율도 높지만 법인의 법인세율과 부가세율도 높은 편이기 때문에 수익을 지속적으로 낼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단순히 사업뿐 아니라 지속적인 사업을 영위해서 독일에 정착을 목표로 한다면 더욱 많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자료 조사 중 한 가지 모르고 있던 부분이 건강보험에 관한 부분이었는데, 독일의 건강보험은 공보험과 사보험으로 구분된다. 사보험이 좀 더 좋지만 그만큼 비싸고 가족단위로 가입이 불가해서 가족 구성원 개개인이 각자 보험에 들어야 한다. 이 보험가입은 아마 비자 발급시 의무적으로 필요한 사항일 것이다. 꼭 나가야 하는 돈인데, 사업체의 대표인 경우 공보험 가입이 불가해서 무조건 사보험으로 가입해야한다. 월 보험료가 3인 가족기준으로 900유로 전후라고 들었는데 무시무시한 수준이다. 이게 회사 부담금을 포함한 금액인지 개인 부담금만 나오는 금액인지를 더 알아봐야 하는데 애가 셋인 나로서는 주거비용과 함께 굉장히 부담되는 금액이 아닐 수 없다. 회사부담금을 포함하는 금액이라면 어느정도 독일 물가를 감안해 인정할 수 있을듯..

독일의 연방주 중에서 NRW 주가 외국인 직접 투자유치에 적극적인데, 이곳에 회사를 설립하면 NRW 투자공사로부터 초기 지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비용 규모는 3000유로이다. 초기 회사 설립비용 5000유로에서 2000유로정도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NRW 주의 유명한 도시는 뒤셀도르프,본,쾰른,에센,도르트문트,뮌스터,아헨,레버쿠젠 등이 있다. 주로 쾰른이나 뒤셀도르프에 기업들이 많이 있는듯하다. 내가 어릴때 잠시 살았던 곳도 도르트문트이고 주변 도시들도 몇번 가본적이 있어 조금은 친숙하다.

회사를 만든다면 NRW 주의 한 도시나 외국인이 많은 베를린쪽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지금은 NRW 투자공사 한국지사를 통해 독일의 변호사를 소개받은 상태이고 이번 주 중으로 변호사에게 여러가지 문의를 해보려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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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캠프가 가지는 의미



올해 7월까지 전세계약기간이었는데 집의 하자로 일찍 계약을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마침 추운 겨울인지라 따뜻한 나라에서 독일가는 준비를 하기로 하고 급하게 정해서 나온 말레이시아.

어제는 쿠알라룸푸르의 상징인 KLCC 페트로나스 쌍둥이 타워에 다녀왔다.
그러니까, 관광을 하고 온 셈인데, 숙소에 돌아오자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이전에 일본에서 1년여간 회사를 다녔을때도 그랬지만, 여행으로 어딘가를 갈 때와, 실제로 살아보기 위해 갈 때는 느낌이 아주 다르다. 이 곳 말레이시아도 단지 여행으로만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아주 복잡하다.

여행이라면 일상에서 벗어나는 해방감을 느끼기도하고, 모든 스케쥴이나 생활 리듬이 기존과는 다르게 변하지만, 생활이라면 생존을 위한 고민을 멈출수가 없다.

이곳에 와서 제일 먼저 한 일이 마트에 간 것이다. 마트에 가서 아이들 해 먹일 식사 재료를 사고, 그 비용을 파악하고, 숙소 근처의 식당과 편의시설 등을 숙지했다.

여행이라면 그냥 맛집 찾아다니고 쉬고 있었을텐데, 지금은 다르다..

만약 지금이 봄이나 여름이었다면 아마도 독일에 관광비자나 구직 비자로 바로 들어갔었을텐데, 그랬다면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이러한 시행착오나 어지러운 생각들로 초기 적응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것 같다. 특히 가족들과 함께이기 때문에 가장이 겪는 시행착오는 가족의 입장에서 고통이 될 수 밖에 없다.

임시 숙소의 위치, 숙소의 규모, 적응때까지 필요한 물건, 마음가짐, 비용 등.. KL 에 와서 5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러한 부분은 한국에서 예상할 수 없었던 부분이었다.

이제 독일에 간다면 이러한 부분은 미리 준비해서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 이곳에 와서 느끼게된 좋은점 하나는 결국 저질러버렸다는 것이다. 한국에 있었다면 아이들 일로, 회사 업무로, 집안일로, 기타 여러가지 일로 독일로 가겠다는 계획의 우선순위가 미뤄졌을텐데..이렇게 되어버린 이상 독일로 가기 위해 해야할 일들이 최우선 순위가 될 수 밖에 없다. 언제까지 떠돌며 살 수는 없으니까..

미루고 미루던 프로젝트 마무리부터 이력서 작성, 언어공부까지..이제는 우선순위를 낮춰 미룰 이유가 없어진것이다. 지금 하려고 보니 이것 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일인데 한국에 있으면서 언어공부도 하고 취직준비, 혹은 사업준비를 하고, 또 남편으로서, 아빠로서의 역할도 하려고 했었다니..

이번주와 다음주는 조금 집중해서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한달이 넘게 손을 놓고 있었더니 다시 집중하기가 매우 어렵고 초기에 세웠던 설계가 맘에 들지 않는 부분도 많아졌는데 일단 마무리를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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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이사!  (0) 2013.12.11

말레이시아 KL 을 베이스캠프로..

'지금 이대로 좋은 걸까?'

'내가 원하는 삶은 무엇일까?'

 

십 수년째 해온 고민들과 함께, 아이들의 어린 시절에 최대한 붙어있자는 생각의 결과로, 지금 우리 가족은 말레이시아에 있다. 차도 집도 짐도 모두 정리하고 나중에 '어딘가'에 정착하면 받아 볼 택배박스 몇 상자만 남기고 그렇게 도망치듯 떠나왔다.

 

'애들 학교는? 한국에 집은? 일은? 돈은? 왜 말레이시아야? 언제 돌아와?..' 수 많은 질문에 우리 스스로도 아무런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말 그대로 '그냥' 이곳에 왔기 때문이다. 그것도 편도로, 딱 한 달간의 숙소만 잡아서. 꼭 이유를 찾아보자면, 여긴 따뜻하고, 휴양지보다는 싸고..뭐 그런 이유들..

 

맨날 말로만, 머리로만, 계획만 세우다 벌써 나이가 이렇게 되어버리고..정보를 찾는답시고 검색해 보면 수년 전 내가 쓴 글이 검색된다. 그저 이렇게 지나가버리는 시간들이 '오늘'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이야기해주는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살 수록, 머리는 편안해지지만 가슴은 불안해진다.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는 절대로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무엇인가를 성취하기 위해 세우는 계획때문에, 더 큰 무엇인가를 잃어버리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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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로 가는 이유, 한국을 떠나고 싶은 이유  (16) 2013.12.11

일단(?) 말레이시아로..

개인적으로 '일단'이라는 단어는 좋아하지 않지만 상황이 그렇다.

이 집을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사실 마음의 결심을 앞당겨 준 계기가 된 것도 있지만 어쩌면 우리의 마음을 시험하는 단계가 와버린것일지도..

집의 하자 때문에 계속 살수는 없고..동네와 이웃이 너무 좋아 몇 년 더 머물고 싶었다가도..치솟는 전세값과 떨어지는 집값(하지만 사기엔 비싼)이 여러가지로 위협이 된다.

겨울이고 하니 바로 독일로 가기보다는 따뜻한 동남아에서 겨울을 보내며 독일로의 도전을 본격적으로 해보자는 생각으로 동남아쪽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푸켓이 가장 유력한 후보에 올랐으나, 휴양지도 아니고 우리가 잠시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쿠알라룸푸르에 먼저 가보기로 했다.

이제 여기서 미뤄둔 포트폴리오도 완성하고 이력서도 써보고 하고 있는 사업의 사업성도 검토해볼 수 있을것 같다. 

숙소는 한 달로, 비행기는 편도로 끊었다. 혹시몰라 자동차는 처분하지 않으려 했는데 출발 전까지 한 번 팔아볼 생각이다. 내일 집을 비워야 하는데 이삿짐 센터를 이용하지 않으니 아직도 처리해야 할 짐들이 산더미다.

여행으로 한 달이라면 참 길고 편안하게 생각되는데, 그렇지 않은 한 달이라니 참 짧게만 느껴진다.

말레이시아에서 한 달..그리고 다음은 어디일지. 과연 그곳에 있는 동안 어느 정도 발걸음을 할 수 있을지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된다.


이사? 이사!

처음에 예상했던 순서는 아래와 같았다.

1. 독일에 취업혹은 지사설립으로 합법적인 비자 취득

2. 독일에 주거지 구하기

3. 가족부르기(혹은 1단계부터 같이 가서 있기), 이사


인생이 계획대로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인지 이제는 계획이란걸 세우지 않기로 했다.

우리는 지금 한창 이삿짐을 싸고 있다. 포장이사를 부를 수도 없다. 왜냐하면 어디로 이사를 갈지 우리도 모르기 때문이다.....

애를 셋이나 데리고 이게 무슨 무모한 짓인지..

우리 부부가 합의를 본 부분은 딱 하나이다.

'겨울을 따뜻한 곳에서 보내자!'

그리고 줄창 이사준비를 하고 있다.

목적지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살림은 팔거나 버리고 있다(세탁기, 냉장고, 그랜드피아노, 캐비넛 남았네요~ 필요하신분 연락..ㅎㅎ). 오늘은 심지어 해외로의 배송을 염두해두고 우체국 EMS 박스로 9박스정도의 짐을 포장했다. 대부분 아이책과 장난감, 우리 앨범등이었다.

이제 남은건 옷밖에 없다. 우리옷은 언제든지 버려도 될 수준이고(오히려 추억이 많아 버리지 못함), 아이들 옷도 크게 미련이 없어 상황에 맞춰 정리하면 된다.

집주인한테는 다음주에 나가는 것으로 이야기 했는데 정확한 답이 없다..

그래도 우린 집을 비우고 나가려한다. 어디로? 아직도 모른다 ㅠㅠ


그냥 지금까지의 상황이 그렇다.

심지어 다음주는 막둥이 첫돌인데...


여튼..실질적인 독일로의 이사 정보(독일로 갈 수 있을지도 모르면서 준비만..)

1. 해외이사 비용 = 프랑크프르트 기준 850만원정도

- 배를 이용한 이사, 컨테이너 1대 분량 기준이다.
- 저 비용이면 독일까지 포장이사가 가능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짐을 다 싸주고 독일의 집까지 배송해 준다(풀어주는건 잘 모름)
- 일정이 맞지 않으면 보관서비스도 해 주는데 한달에 20만원정도..
- 독일로의 이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컨테이너의 일부만 사용하기 어렵다(짐이 조금 있어도 비용 할인은 별로 없음)

2. 해외 택배 비용(EMS)

- 비행기는 1주일정도 소요되며 20kg 한 박스에 약 16만7천원
- 배는 7-8주 소요되며 20kg 한 박스에 약 5만3천원
- 비행기의 경우 국제택배 할인 서비스를 이용하면 20% 저렴하게 보낼 수 있다(http://www.emssale.co.kr/)
- EMS 박스 기준으로 6호박스/무게 20kg 이상은 배편으로 보낼 수 없다.
- 비행기는 6호박스/30Kg 까지 보낼 수 있다.
- EMS 박스는 우체국에서 구매할 수 있다(무료배포는 하지 않음)

3. 독일은 전압은 같이만 hz가 달라 모터를 이용하는 제품은 고장의 위험이 높다.
- 모터를 사용하는 제습기,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은 현지에서 구하는것이 좋다.

지난 한달간 중고나라에 대부분의 살림을 파느라 블로그에 글쓰기도 어려웠다.
이번주에 대부분의 이사준비가 끝날것 같고, 일단 푸켓에 장기로 머무는것을 고민중이다.


독일로 가는 이유, 한국을 떠나고 싶은 이유

독일에 가려는 이유 중의 반은 한국에서의 문제점 때문이다. 즉, 독일이 좋아서 가는것도 있지만 한국에서 살기 어려운 점이 많이서 이기도 하다.

이전의 글을 보고 독일 이민을 희망하는 몇몇 분들이 연락을 주셨다. 다들 비슷한 이유였고, 우리 또한 다르지 않다. 내가 독일에 가고 싶은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내가 사랑하는 와이프와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이다. 

한국에 살면 '대입'이라는 주제에서 자유롭기가 어렵다. 나는 자유로울 수 있지만 그럴수록 아이들 스스로가 힘들어진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선행학습을 해 오는것을 전제로 수업을 진행한다. 대입에 성공한 뒤에는 '독립'의 문제가 따라온다.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미숙한 상태로 성인이 되어버리는 우리나라 교욱제도때문에(개인적으로 입시경쟁에 따른 가장 큰 부작용으로 생각), 실질적으로 성인이 되어가는 시기가 25세~30세 전후로 늦춰져버린다. 이는 그 개인에게도 굉장히 아쉬운 일이지만 몸만 어른이고 정신은 미성년인 아이들을 데리고 있는 부모의 인생에도 굉장히 불행한 일이다.

많으면 35살까지 아이들 데리고 있어야 한다니...

지금 내가 34살이고 막둥이가 2살인데 33년뒤면 67세까지 자식 뒷바라지를 해야한다는 말이다.

물론 대학 등록금과, 어쩌면 대학원이나 유학비용, 결혼 비용까지 생각하면..(심지어 나 본인에게 들어가는 비용을 빼고) 앞날이 너무 막막하다(내 노후 준비는??)

더 황당한건 그렇게 키워봐야  잘하면 서울대쯤이나 나와서 의사나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노력과 비용이면 미국에서 MIT 나 하버드 쯤은 껌먹기로 들어갈 것이고 그렇게 대학을 나오면 못해도 세계를 움직이는 무언가를 해낼수도 있을것 같은데 말이다.(못해도 서울대 나온것 보다는 잘 할것 같다. 같은 노력을 한 경우에..)

그러고 나면 내 자식들은 기본으로 몇 억씩 하는 집(그것도 닭장같은)을 사기위해 은행의 노예가 될 것이고, 인간으로서의 행복이나 가치를 추구하기 보다는 자본주의 사회의 작은 톱니바퀴로 열심히 살아가야 할 것이다. 근본적인 성취나 행복,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지도자들이 나와서 국가가 발전해 간다면 조금의 희망을 품어볼 수도 있을것 같은데, 이 부분은 거꾸로 가는 열차를 타고 있는 기분이니 더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

내 자식들에게 일어날 이 모든 불행한 일들이, 그나마 나와 와이프가 우리의 모든 인생을 희생하는 조건으로 만들어 진, 그나마 최선이라는 것이.. 정말 '절망'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내가 원하는 것들은 그다지 어려운 것들이 아니다.

공교육만으로 자립할 수 있는 수준의 교육이 가능했으면 좋겠고, 입시위주의 교육보다는 자신의 재능을 찾아볼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으면 좋겠고, 부모가 이런 교육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게 아니라 교사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사회에서는 청소년들이 성인이 되어 독립할 수 있도록 모두가 배려해주고 응원해주는 분위기였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우리, 부모의 삶을 찾을 수 있다. 자식이 중심이 되어 굴러가는 가정이 아니라 미성년인 자식을 보호하고 있는 가정의 부모가 중심인(당연하지만) 가정, 그리고 성인이 된 아이들은 떠날 준비를 하고 그것을 도와주는 가정말이다.

글을 쓰다보니 자식교육을 위해 독일에 가고싶다는 것처럼 되어버렸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 나는 한국의 교육이 굉장히 과열되어 있고 그로인해 나 스스로의 삶을 영위하는것에 절대적인 위협을 느낀다. 내가 아이들의 학교교육이 아닌 가정교육과 아이들과의 교감에만 신경쓸 수 있다면(이는 나에게 행복한 시간이기도 하다) 내 삶의 질은 굉장히 높아질 것이다. 물론 사교육에 들어가는 경제적인 비용도 어마어마하다. 더구나 아이들의 독립에 들어가는 비용(대학 등록금과 결혼비용, 결혼전까지 부양비용)은 생각하기도 싫다. 

이러한 부담을 나에게서 벗겨준다면? 심지어 아이들이 질적으로 더 좋은 교육을 받는다면? 아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제공된다면?

그렇다면 내가 독일에 가지 않을 이유를 찾아보는게 글을 쓰기가 더 쉬웠을지도 모른다.

6년전..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고 약간은 정상적인 사람들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 우리 사회는, 그 테두리에 서 있는 나로서는 시간이 갈수록 이해하기 어려웠다. 

닭장같은 아파트, 외할머니가 키워주는 자식, 맞벌이로 얼굴보기 힘든 가족, 연간 700여시간을 길바닥에 버리는 출퇴근(말이 700시간이지 거의 1년에 20일을 풀타임으로 버리는거다..자는 시간 빼고 하루가 16시간이라면 정확히 1년 중 한달을 출퇴근 시간으로 사용하는거다.), 자식 교육에 집착하는(대부분 돈으로만 집착) 부모, 모든것을 경쟁으로만 알고 이기려고만 하는 아이들....

그리고 전원주택에 와서 살아보고 확신했다. 어디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독일이나 유럽 국가로 이민을 준비하시는 분들 계시나요?

제 일상을 적어가던 블로그에, 결심이 흐려지지 않도록 카테고리를 만들고 글을 정리해 보니..

아무것도 아닌 정보에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다녀가시는것 같습니다.


그만큼 정보도 없고, 다들 막막한 기분인것 같은데요..

국내에 다른 커뮤니티등을 둘러보아도 막상 같은 처지의 분들이 모이거나 정보를 교환하기가 어려운것 같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인데요, 서로 알아보는 정보들이 잘 교환될 수 있다면 한국에서나, 독일에 가서나 서로에게 많은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주로 블루카드 제도를 이용해 독일 이민을 희망하시는 분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블루카드 제도를 통해 독일 이민을 희망하시는 분들, 특히 어린 아이들과 함께 이민을 준비하시는 분들, 아니면 이러한 방식으로 이미 독일에 계시는 분들이 이 곳에 다녀가신다면, 덧글로 연락처를 교환하는 것은 어떨까요? 물론 희망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말이죠..


제 연락처는 ooaso@naver.com / 010-9045-0일57 / 송호철입니다.

(지금 말레이시아에있서 전화연결은 가능하지만 문자를 받을 수 없습니다. 메일이나 카톡 ooaso@naver.com 으로 연락주세요!)


요 며칠 집안에 여러 사정도 생기고 일들이 많아 12월 중순 정도에 살고 있는 집을 빼고 방랑(?)해야 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방랑(?) 하면서 독일에 가는 것을 도전하려하는데요..저의 경우가 참 황당한 케이스이긴 하지만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