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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5.26 블로그 이사
  2. 2014.04.23 두 번째 전화 인터뷰
  3. 2014.04.12 두뇌반응속도를 극대화, 맥스퀵-MAXQUICK! 1
  4. 2014.04.12 베를린 6
  5. 2014.02.26 비행기 예약 3
  6. 2014.02.12 발리로..
  7. 2014.02.12 독일 법인 설립절차 2
  8. 2014.01.09 자칭 말레이시아 최고 택시 드라이버를 만나다. 2
  9. 2014.01.07 2014 말레이시아 도착!..오늘까지의 기록.. 2
  10. 2014.01.07 베이스캠프가 가지는 의미 9

블로그 이사

계정을 한 번 해킹당하고 났더니 티스토리로 블로그 운영하는 것이 불안해서 개인 계정으로 옮겼습니다.

혹시 저의 블로그를 방문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www.sanoi.com 으로 들어와 주세요!

두 번째 전화 인터뷰

첫 번째 전화인터뷰의 결과는 낙방.

그리고 맨 처음 이력서를 넣고 포지션이 맞지 않아 반려된 곳(영국에 본사가 있는 독일 지사)의 본사에 내 포지션에 해당하는 자리가 나와서 이력서를 넣어봤다. 베를린에 넣었는데 떨어졌었다는 말과 함께...

어쩐 일인지 바로 전화인터뷰를 하자는 연락이 왔고 그것이 바로 오늘..

부모님도 놀러오셨는데 마음에 부담만 생기고 영 의욕이 안생긴다. 이러다 인터뷰가 끝나면 또 후회 하려나..

이력서를 받자마자 희망연봉을 먼저 협상하던 함부르크의 회사에서도 내일 테스트를 보자는 연락이 왔다. 뭐..내가 생각하기에도 연봉-기술-인간의 순서대로 채용하는것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심지어 연봉은 계약직전에 다시 협상할수도 있으니... 하지만 채용을 희망하는 입장에서는 약간 마음이..아무튼 내일 원격으로 기술시험을 봐야 한다.

그리고 평소 괜찮게 생각했던 회사..하지만 핀란드에 있고 내 포지션은 뽑지도 않는 곳에도 이력서를 넣었다. 그것도 아주 뻔뻔스럽게..나 잘하니까 뽑아라 내 포지션은 아니지만 나 똑똑하니까 배워서 잘할게..이렇게..--;

작년부터 느낀거지만 세상의 기회는 나에게 저절로 오지 않는다. 직접 움직이고 행동하면 수 많은 기회들이 나에게 다가온다. 이번 영국 본사 인터뷰도 그렇고..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이력서 넣는데 돈드는것도 아니고 약간의 마음의 상처만 감수하면 뭐..

지인 소개로 대기중인 두 곳은 아직도 아무 연락이 없고 3월에 맨 처음 이력서를 넣었던 곳도 뭔 말이 없다. 그리고 뒤셀도르프에 있는 다국적 게임회사에(있는줄도 몰랐는데 아주 괜찮은!)도 이력서를 넣었고 지금 리뷰 상태이다(여긴 지원 사이트에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구직활동을 하며 느낀건..내가 잡 마켓에서 오랜시간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라던가 준비가 많이 미흡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 사업체를 운영하며 돈을 벌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했기 때문에 커리어가 많이 지저분하다는것(ㅠㅠ 장점으로 승화시킬수도 있지만 너무 구차하다). 그리고 대부분 독립적으로 일했기 때문에 팀단위 개발에 대한 최근 지식을 습득하지 못한점. 개발 10년차가 넘어 득도한 부분들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점 등이 아쉽다.

무엇보다 구직이라는 상황 자체가 굉장히 스트래스를 주고 자존감을 좀먹는 상태인것 같다.

이번 전화인터뷰에는 지난번 인터뷰 경험으로 영어에 좀 자신을 가져볼까 했는데 영국 본사라니..본토 네이티브와 이야기 해야 한다는 점에서 영어 부담감은 더하다..ㅠㅠ 더구나 영국발음.

그래도 이번엔 그들이 원하는 답을 하도록 노력해야겠다. 물론 거짓말은 안되겠지만 위에 적어놓은 어쩔 수 없는 단점, 그리고 금방 극복가능한 부분에 대해 어필할 필요는 없으니까..

이력서를 넣은 회사들은 대부분 업계에서 제일 잘나가는 회사들인데 높은 비율로 인터뷰 요청이 오는걸 보면 서류상으로도 내가 쓸만한가보구나 싶으면서도..나도 그들과 같은 프로덕트를 얼마든지 만들수 있다는 아쉬움이 생긴다.

아이들을 위해서 우리를 위해서라지만 벌려놓은 사업에 작은 성과라도 더 이루고 싶은 욕심이다.

어찌되었건 이러한 활동의 결과로 오히려 내 마음을 많이 정리할 수 있었다. 그것으로도 큰 소득이다. 공부하기 싫어하는 학생이 일용직 노가다 체험과 새벽시장 풍경을 보고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이랄까.. 나라는 인간은 하여튼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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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6) 2014.04.12

두뇌반응속도를 극대화, 맥스퀵-MAXQUICK!

젤리쥬에 이어 두 번째로 만든 게임 맥스퀵..


모든것을 혼자 해 보았다. 기획,개발,디자인,사운드,출시까지..


간단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간단히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는데 이런저런 욕심에 게임은 점점 복잡해지고..결국 내가 벌려놓은 판을 정리하지도 못한채 한국을 떠나 틈틈히 기능을 제거(?) 하고나서야 출시할 수 있었다.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특히 게임과 같은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제작자의 기준도 중요하지만 사용자의 기준이 조금 더 중요하지 않을까? 결국 고민의 깊이보다는 이런저런 가정만으로 많은 아쉬움을 남긴 채 출시하게 되었다.


큰 돈을 벌어보겠다는 생각보다는 늘 곁에 두고 가끔 즐기는 장난감 같은 게임으로 존재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인데 만들어 놓고도 이곳 저곳 홍보하기가 참 어렵다.


카페나 메일에서 인상을 쓰게 만들던 광고성 게시물과 스팸메일들이 이제는 내가 그런 정보를 생산해 내야하는 입장이 되어 보니 그것들이 얼마나 힘든 작업과 노동 이후의 몸부림이었다 하는 생각이 든다.


게임을 출시하고 나서 얻은 소득은 여러가지이다. 내가 부족한 탓이지만 그래도 조금 더 사용자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는 것. 출시에 대한 노하우. 집중해야 할 부분과 버려야 할 부분들..


매번 욕심을 부리다 실패하거나 아예 시도조차 못하고 포기해버리는 가장 큰 이유는 욕심 때문이다. 그리고 욕심은 어느정도 자신이 있을 수록, 기술이 있을 수록, 지식이 있을 수록 더 많아진다. 시작은 미약할 수 밖에 없는데 어떻게 처음부터 대박, 성공이라는 예외 케이스를 당연한 기준으로 세울 수 있을까? 부끄럽지만 난 언제나 무슨일을 할 때나 그렇게 생각해왔다.


이제 나의 기준은 많이 내려가 있다. 그리고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도전하는 일들도 많다. 그리고 욕심부리다 포기하거나 실패했을 때보다 실패를 목표로 무언가에 도전하고 완성하면서 배우는 것이 훨씬 많고, 그런 배움은 다음 도전을 조금 더 쉽고 성숙하게 만들어 준다.


이 블로그에 얼마나 많은 실패작(?) 게임이 올라갈 지 모르겠지만 그  양과 시간은 내 부족함이라 생각하고 해보려 한다. 언제나 부족하겠지만 조금은 채워질 수 있겠지..


내 작은 도전과 고민의 시간 그리고 내 인생의 한 시점에서 노력의 결정체. 남들이 보기엔 작고 만만하고 우스워 보일 수 있지만 그 과정은 참으로 복잡하고 꼬인 길이었다.


언젠가 이 개발 후기를 보면서 내 성장의 한 지점을 확인 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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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시리즈의 첫 번째 맥스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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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이지 마라! 깊게 생각하지 마라! 하지만 머리를 써야 한다.


최고의 두뇌훈련과 자기 개발 게임.

그냥 시간 죽이기 게임이 아니라 게임을 끝내고 나면 똑똑해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화면 가운데 나오는 숫자를 보고 똑같은 숫자를 빨리, 그리고 많이 누르세요.


색상아이템을 사용하면 숫자를 읽지 못하는 어린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게임!

조금 익숙해진다면 많은 코인을 얻을 수 있는 미션에도 도전해보세요!


maxbraingames.com 에서 더 많은 두뇌훈련 게임을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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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독일에 온지 벌써 한 달 하고도 5일이 지났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참 정신없고 힘들었던 시간들이었다. 무엇보다도 말레이시아와 발리의 따뜻한 날씨에 적응해 있다가 0~10도 정도 되는 이곳 날씨에 적응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더구나 겨울옷은 한국에서 출국할때 입었던 옷 하나씩..애들 점퍼는 비행기 타면서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주고 온 상황이라 옷이 문제였다.

발리에서 겨우 GAP 매장을 찾아 두꺼운 후드티와 청바지를 사고 말레이시아로 온 다음 공항에서 여러시간을 기다려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다.

아이가 셋에 비행기는 만석..막내는 이제 14개월이니 13시간의 비행을 잘 견뎌줄지 걱정이었다. 더구나 이미 3시간 비행에 공항에서 6시간정도를 보낸 뒤라...그리고 그 전에는 죽음같았던 발리 우붓-덴파사 구간의 운전도...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비행기에서 참 얌전했다..잠을 자거나 그런건 아니었지만 여튼 조용히.. 문제는 뒷열에 앉은 독일 아이였는데 호야정도 또래에 아주 13시간 내내 울고 소리지르고..

독일의 아이 교육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 부모는 말 몇마디 하고 그냥 내버려두었다. 덕분에 주변의 모든 승객들이 어마어마한 피로를 느끼고 독일까지..

겨우 도착한 프랑크푸르트 공항..24년전 이곳을 통해 한국으로 떠나왔었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베를린으로 가기 위해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으로 가는 s반을 타려고 하는데 아무것도 모르겠다..겨우겨우 중앙역으로 와서 맥도날드에 짐을 풀고 심카드를 샀으나 인터넷 활성화가 안되어 일단 베를린에 가는 ICE 열차에 올랐다.

기차를 타고 또다시 베를린으로..발리 우붓에서 베를린까지 총 이동/대기시간을 합하면 약 40여시간..나와 정은이도 피곤하지만 아이들 상태도 정상이 아니다.

베를린 중앙역에 도착해서 airbnb로 예약한 숙소(5일간 임시로 묵을..그 이후는 다른 곳에 1달을 예약했다)로 갔다. 노이퀠른이라는 지역인데 이곳은 외국인들이 많아 동네 분위기가 많이 좋지 않다고 한다. 막상 도착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안좋은 분위기..어찌어찌 거리 이름과 번지수를 보며 걸어가고 있는데 어디선가 '너 호철이 아니니?' 하며 왠 아주머니가 불쑥 튀어나왔다.

어려서 독일에 있을 때 베를린에 놀러간 적이 있었다. 아빠가 공부하던 70-80년대 같이 공부하셨던 친구분이 계셔서 그곳에 놀러갔었는데 그 아주머니가 나와계신게 아닌가?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아 어안이 벙벙해 있었지만 너무 오래간만에 뵈어서 반갑기도 하고 놀라기도 하고..일단 인사를 드리고 이야기를 해 보니..아빠가 아주머니한테 우리가 베를린에 간다고 이야기 했고 아주머니가 숙소를 물어보니 내가 보내준 숙소 주소를 보내주셨던 것이다.

아줌마는 나랑 통화도 안된 상태에서 그냥 그 거리에 나오셔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던 것이다. 정말 헉 소리 나는 상황이었지만..일단 아주머니와 함께 숙소를 보는데 아주머니는 여기서 우리를 두고 갈 수 없으니 아주머니 댁으로 가자고 하신다. 결국 숙소는 취소하고 아주머니 댁으로...

아주머니는 엄마처럼 간호사로 독일에 오셔서 파란만장한 독일생활..베를린에서 40여년째 계신 분이다. 아저씨가 몇년전 돌아가시고 내 또래인 아이들도 독립해서 혼자 살고 계신데 아직도 일을 하시는...그것도 메르켈 총리한테 상까지 받으신 아주 유명하신 분이다.

아주머니 댁에서 정신없이 5일을 보냈다. 기본적인 생활정보를 아주머니가 다 알려주시고 차로 여기저기 데려다 주셔서 아주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 옷도 조금 샀지만 여전히 온가족이 거지꼴로..다음 숙소로 갔다.

3월 11일부터 4월 11일까지 예약한 숙소는 집주인이 아르헨티나로 여행가면서 내놓은 곳이다. Treptow 라는 곳인데 이곳에 terptow 공원이 바로 앞에 있고 주변에 마트도 많아 생활하기에는 좋은 곳이다.

그리고 지난 한달 동안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결국 이곳에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취업을 우선으로 해야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급하게(?)이력서를 만들고 포트폴리오를 정리했다. 그리고 첫 두 회사에 이력서를 보낸 후 긴장이 풀렸는지 몸살 감기에 걸려 꼬박 일주일을 누워있었다. 

정신을 조금 차린 뒤 함부르크에 있는 회사 두 곳에 이력서를 보냈는데, 그 중 한곳에서 전화인터뷰 요청이 왔다. IT 쪽이라 모든 일들은 영어로 진행되지만 말하기에 영..자신이 없었던 나.. 그래도 돌이켜 생각해보면 2달간의 동남아 생활이 나의 영어 말하기 자신감을 어마어마하게 키워줬던것 같다. 

알수없는 자신감으로 전화인터뷰의 '영어'는 무리없이 진행했지만 인터뷰 내용은 너무 아쉬웠다. 회사 인터뷰라 당연히 팀단위 작업이나 협업에 대한 질문이 많았었는데 나는 혼자 일한지 3년정도 되었고 그 전에도 혼자 일하는게 익숙해서 너무 솔직하게 대답했던것 같다.

질문:팀단위 작업에 대해 어떤 경험이 있나요?

답변:저는 요즘 혼자 일해서요..

이런 분위기라고 해야 하나 ㅠㅠ

영어에 너무 긴장하느라 영어 대비만 했지 이런 전화 인터뷰에 나올 기본적인 내용은 전혀 숙지하지 못했다...그래도 뭐 지난 일이고 말은 최소한 통했으니 기다려 보는 수 밖에..

내가 이렇게 정신없이 지내는 동안 아이들은 추운날씨에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만 박혀있었다. 날씨가 좋으면 조금씩 나가곤 했는데 내가 아프고 이력서, 포폴, 전화면접 준비하는 동안은 그냥 타블랫과 함께 내버려두었다.

정은이는 매일 음식하고 장보고 정리하느라 바쁘고..오랜 방랑 생활에 매일 시우를 업고 다녀서 그런지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바깥활동을 별로 안좋아하는 호야도 맨날 자신의 한계를 넘어 걸어다니고 꼭 자야하는 낮잠도 안재우니 나가기만 하면 픽픽 쓰러져 자다가 이젠 짜증을 부리는데 온 가족이 이녀석 짜증 때문에 또 스트래스를 받는다.

결국 유모차를 하나 사서 시우도 아닌 호야를 태우고 다니기로 했다. 시우는 업고 호야는 유모차에... 유모차 산지 1주일이 되어가는데 너무너무 잘 샀다고 정은이랑 매일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호야가 유모차에만 들어가면 쥐죽은듯 조용히 있고 거기서 자고 얌전히...ㅠㅠ

포트폴리오용으로 게임 두개를 만들고 한국 지인들한테 레퍼런스 레터 요청하고 이력서 보내고 각 회사 인사팀 사람들과 이메일로 부족한 자료를 보내고 하다보니 오늘이 되었다.

맨 처음 이력서 보낸 두 곳 중 한 곳은 내가 지원한 포지션과 맞지 않다며 바로 거부 메일이 왔고 다른 한 곳은 이력서가 많아 시간이 걸린다며 기다려 달라는 메일이 왔다.

두 번째 보낸 두 곳 중 한 곳은 전화 인터뷰 후 다음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지 여부를 대기중이고, 다른 한 곳은 희망연봉을 꼭 보내줘야 한다며 나한테 희망연봉을 달라는 메일을 오늘 보내온 상태이다.

세 번째로 보낸 곳이 있는데 여긴 회사가 좋아서 내 업무와 다른 부분임에도 혹시나..하고 보냈더니 역시나 거부 메일이 왔다.

그리고 엄마 친구분 아주머니 딸이 소개시켜준 회사로 이력서가 들어가 있는데 여긴 일단 기다려 보라는 회신 후 대기중이고 형의 지인을 통해 이력서를 넣은 회사에서는 정식으로 지원하라는 메일이 와서 지난 수요일에 정식으로 다른 서류를 접수시켰다.

전화 인터뷰를 본 회사를 제외하고는 서류전형에서 합격여부를 기다리는 상태이다.

그리고 그렇게 한달이 지났다. 이곳의 집주인과 협의해서 5월 12일까지 다시 한달을 연장한 상태인데..과연 그 전에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 나온다고 하면 어떻게 다시 집을 구할지, 아무런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구직비자를 받아 계속 구직활동을 해야 할지.. 그런건 아직 모르겠다.

이력서를 준비하면서 한숨만 나오고 절망적인 생각만 하던 때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떠올린건 '난 지금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았으니 내가 시도할 수 있는 모든걸 시도해보자' 라는 생각이었다.

구직활동도 미리 안될꺼야..이런 생각보다는 정말 밑져야 본전이니까 내가 여기저기 이력서 더 낸다고 한들 금전적으로 손해보는것도 아니니 할 수 있는 모든걸 해 본다음에 절망해도 늦지 않을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소소하게 이러저러한일도 많았는데 한 달동안의 일을 한 번에 정리하려니 너무 힘이든다.

다음주가 되면 전화인터뷰 결과도 알 수 있고 몇몇 회사의 서류전형에 대한 답도 올것이다. 나의 영원한 목표가 '취업'자체가 아닌 만큼 어떠한 결과도 수용할 수 있고, 또 어떠한 결과가 나오던지 나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는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독일에서 취업을 포기해야 한다면..그 다음은 꼭 독일이어야 할까? 그런것만도 아니다. 처음에는 독일의 문화, 교육등이 부러워 독일로 왔다면 한국을 떠난지 100여일이 되는 지금의 생각은 '글로벌'하게 살 수 있다면 좋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다른 나라에도 기회가 있겠지..나를 원하는 곳이.. 이렇게 생각하면서 조금 더 방황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여기서 기회를 만들고 그 기회를 잡고 싶다. 내 마음대로 되는건 아니겠지만 왠지 그렇게 할 수 있을것 같다. 미리 김칫국부터 마시는건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될건 되고 안될건 안되는거 아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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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전화 인터뷰  (0) 2014.04.23

비행기 예약

3월 6일 쿠알라룸푸르에서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말레이시아에어라인 예약.

남들은 그냥 가는 유럽여행 준비도 몇달씩 한다는데..나는 아직 어디에 살아야 할지도 정하지 않았다.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가서 엄청나게 고생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준비 없이 가는것이 맞는건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막상 나에게 독일로 가기위해 준비해야 할 시간이  3개월,6개월, 1년이 있다면 나는 무슨 준비를 했을까? 거기다 아이들이나 집안일, 돈버는 일에 신경쓰지 않고 말이다.

아마도 기간이 1년정도로 길었다면 어학공부를 했을테다.

기간이 6개월 정도였다면 역시 어학공부를 하면서 여러 준비를 했을것 같고.

기간이 3개월 정도였다면 어학은 시간날때 하고 다른 준비를 했을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기간에는 가족,친지,친구와 이별하고 하는 시간도 포함되었을테지..

그리고 집을 구할 준비를 했을까? 집은 사실상 가서 직접 보고 구하는게 좋기 때문에 시간이 많아도 준비하기 힘든 부분이다.

아이들 유치원이나 학교는 집을 구한 다음에 고민할 일이다.

차를 미리 구매할수도 없다.

계좌 개설이나 비자신청, 회사설립 또한 집을 구한 다음에 할 일이다.

결국 준비기간이 길었어도 내가 할 수 있는건 그리 많지 않았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준비한답시고 또 1년이라는 시간을 미루었을테고..결과적으로 그 기간에 우리가족은 더 힘들었겠지..(집안일도 안돕고 돈도 안벌고 어학비용에 한국에서 생활비 등..)

어찌보면 가장 무모해 보이지만 독일 가는 준비라는게 과연 얼마나 필요할까 싶다.

물론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해서 당장 어디로 가야할지 정도는 생각해야겠지만..


지역은 뮌스터나 에센을 생각하고 있다.

두 곳 모두 NRW 주에 위치하고 있어서 창업시 NRW 주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고, 다른 도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집세가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뮌스터는 가본적도 없고 에센은 가본적이 있지만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정하기가 힘들다.

예전에 용인 동천동에서 살다가 이사가기로 마음 먹었을 때.. 직장위치나 아이들 학교와 관계없이 이사가 가능했던 우리는 어디로 이사할지 정하는게 너무 힘들었다.

말 그대로 아무곳이나 살아도 상관없었기 때문이다.

전국을 후보지로 놓고 이사갈곳을 정해야 한다는것...그곳에 살아본적도 없는 경우..구경하러 갈 엄두도 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결국 우리는 '전원주택'이라는 키워드로 이사갈 곳을 알아보았고, 단지형으로 이쁘게 지어진 발트하우스로 이사할 수 있었다.

이제는 독일 전역을 대상으로 살아갈 곳을 찾아야 한다니 이건뭐...

그래서 일단 회사 설립시 지원이 되는 NRW 주로 범위를 좁혔고, 그 중 집세가 싸고 자연환경이 좋은(독일은 다 좋아 보이지만) 뮌스터 + 에센 두 도시로 압축했다.

하지만 역시나 감이 오지 않는다. 에센은 확실히 집세가 싸 보이는데 뮌스터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정착할 집을 찾기전에 한두달정도 머물 임시 숙소를 먼저 구하려 하는데 단기로 집 찾기는 더욱 어려워 보인다. 독일에 들어갈 날이 9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말이다 ㅎㅎㅎ


그래도 독일 변호사에 보낸 메일에 답신도 오고 사보험 가입 관련된 견적도 받아보았다.

비자 발급이나 회사설립에 대한 절차, 비용, 기간은 NRW 투자공사를 통해 들었던 내용과 비슷했고, 관광비자로 입국 후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물론 사업계획서 작성을 맡기는 만큼(기본 틀은 직접 제작) 비용이 추가될것 같다..

사보험은 5인 가족 기준으로 1000~1500유로를 매달 내야할것 같다.

물론 더 저렴한 비용으로 가입할 수 있을것 같은데..어디까지 커버가 되는지 잘 모르겠다.

1500유로면 집세보다 더 비싸고 사실 어마어마한 비용인데, 대체 독일에서 식구가 많은 사람들은 자영업을 할 수 없다는건가? 아니면 다들 이 비용을 내고 자영업을 한다는건지..

건강보험 내다가 망하게 생겼다.

별다른 해결책은 보이지 않고 아프지 않기를 바라며 싼 보험을 들던가..

아니면 자기부담금을 높이던가 하는 방법으로 보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자기 부담금을 높이면 죽는 병이 아닌이상 보험을 들지 않은것과 같은 병원 비용을 내야할수도 있다.. 아이들은 좋게 우리는 안좋게 보험을 들어야 하는지..

한국에서는 자기부담금 = 회사부담금까지 했을때에도 36만원 정도였는데, 물론 한국은 자기부담금 비율이 조금 있지만 여러가지로 고민되는 부분이다. 뭐..이거야 돈을 벌면 해결 될 수 있는 일이고 돈을 못벌면 건강보험료 못내는것과 관계없이 독일에서 쫓겨나게 되겠지..


중요한건 비행기표를 사버렸다는 것..


독일에서 당분간 이동을 위해 푸조리스나 렌트카를 이용할까 했는데 차라리 차를 사버리는게 좋을것 같기도 하다. 관광비자 상태로 차를 살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결정되어버린거다..이제 임시숙소를 빨리 구하고..못구하면 호텔로. 참..우리는 여름옷밖에 없구나..독일 가기전에 공항에서라도 옷을 사야겠다..

인원수가 많으니 뭘 해도 돈이다 ㅠㅠ 그래도 잘 될거야라고 생각해야지 별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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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이사!  (0) 2013.12.11

발리로..

말레이시아에서 한 달은 조금 길었다. 휴양도 아니고 관광도 아니고..그렇다고 내가 일을 하기도 좀 어려웠다. 그저 맛난거 먹으러 이것저것 돌아다닐 뿐.. 설상가상으로 인터넷 쿼터가 초과되어 인터넷 사용이 굉장히 어려웠다.

쿠알라룸푸르는 2-3주정도 있었다면 딱 좋았을 도시이다. 그렇지 않다면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고 2-3달 정도 있었어도 좋았을 뻔했다.

1월 2일 쿠알라룸프르에 와서 31일까지 세타팍에 있는 아파트에 있다가 airBnB 를 통해 KLCC 근처의 스튜디오로 이동했다. 2월6일까지 빌렸는데, 이 때가 음력 설 연휴가 마무리되어 비행기 값들이 굉장히 싸지기 때문이다.

세타팍에 있을 땐 집은 넓고 가구가 하나도 없어서 왕왕 울리는 소리와 바깥 도로에서 들리는 오토바이 굉음, 아파트의 층간소음으로 정말 미칠것 같아서 KLCC의 스튜디오로 가는것을 은근 기대했는데...밤이 되어 자려고 보니 저녁 10시부터 새벽 3시까지 클럽의 음악소리가 어마어마했다. 쿠알라룸푸르의 강남같은 곳이라 때때로 슈퍼카들이 굉음을 내며 질주하는 건 보너스로...

푸켓으로 갈까 발리로 갈까 페낭으로 갈까 엄청난 고민을 하다가 목적지를 발리로 잡고 나서도 숙소를 어디로 정할지..한곳에 계속 있을지..여러곳을 돌아다닐지..부모님을 불러서 같이 있을지.. 2주 정도를 매일 새벽까지 고민했던것 같다.

결국 2월6일부터 9일은 발리 북쪽의 빌라, 9일은 발리 서쪽의 빌라, 10일은 발리 중심의 우붓에서 머물기로 하고 렌트카까지 예약했다. 모든 숙소는 airbnb를 통해서..

2월 6일 아침 9시20분에 쿠알라룸푸르를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기위해 새벽 5시에 세계최고 택시브라이버인 데반을 불렀다. 5일과 6일 거의 잠을 못잔 나는 2시간정도 쪽잠을 자고 데반의 전화를 받고서야 겨우 일어났다. 무사히 공항에 도착 후 발리 덴파사 공항으로 출발! 아이들이 잘거라 생각했는데 세녀석 모두 3시간의 비행동안 한숨도 자지 않았다....

발리에 도착해서 렌트카를 빌렸는데 우핸들..수동..그리고 발리의 엄청난 오토바이와 열악한 도로 ㅠㅠ 네비게이션도 없어서 일단 심카드를 사려는데 대체 뭘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다.

더구나 발리 북쪽과 서쪽은 대형 마트도 없다고 들어서 미리 까르프를 들려서 가려고 하는데 정신없이 가다보니 까르프 간판발견! 겨우 까르프에서 점심을 먹고 장을 보고 심카드까지 사서 출발! 하지만 기름이 없어 현금도 좀 찾고 기름을 넣은 다음 목적지인 북쪽으로 출발했다.

거리상으로는 80키로정도밖에 안되는데 평균 30키로정도로 서행해서 가야만 하는 상황에, 발리 중간에 있는 아궁산을 관통해 가는지라 어마어마한 오르막,내리막,구불구불 코스를 통과하다보니 5시간정도 운전을 해서야 겨우 목적지에 도착했다.



여기서 좀 제대로 쉬면서 다음 일정을 준비해야겠다.....라고 생각하고 벌써 눈깜짝할 사이 5일이 지나버렸다.

어제는 컴퓨터가 고장나서 부팅용 USB스틱을 사러 20키로 정도 떨어진 도시에 갔다가 경찰한테 잡히기도 하고..전혀 인터넷카페같지 않은 현지인들이 사용하는(여기는 발리에서도 시골) 피시방에 들려 겨우 컴퓨터를 고치고..오늘은 지우가 호야랑 놀다 처음으로 이빨이 빠졌다. 올해 빠질 이빨이긴 하지만 예고도 없이 이렇게 빠져버리다니...

하여간 이제 정신을 좀 추스렸으니 발리에서 한달간은 알차게 놀고 여러가지 준비도 조금 알차게 해 봐야 겠다!

독일 법인 설립절차

독일에 사업체를 만들어 적법한 비자를 받는 대략적인 절차는 다음과 같다.


1관광비자입국-2거주지임대-3사업거주허가(비자)신청-4사무실임대-5사업자등록

4,5번은 하나로 묶어서 보아도 무방할듯하다.


참고로 국내에서의 법인 설립절차는 법무사를 통해 대행하지만 독일은 변호사를 통해 대행할 수 있다. 관련 변호사를 선임 후 권한을 위임하여 법인설립 업무와 비자 신청업무를 대행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른 변호사 수임료가 대략 비자관련하여 2500유로, 법인(GmbH)설립시  2000유로정도가 소요된다.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자본금이 납입되어야 하는데, GmbH 설립시 최소 자본금은 25,000 유로이다.

법인 설립과 운영에 대한 부분은 거의 대부분 우리나라와 유사하다. 법인의 성격을 잘 모르고 납입한 자본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는것은 횡령등 범죄행위에 해당하므로 비자 발급만을 위해 자본금 납입 후 개인 용도로 사용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것이 좋다. 물론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사업거주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사업계획서 작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독일에서 어떠한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따라 비자 발급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부분은 아직 진행중인 사안이 아니므로 추후 실제로 변호사를 선임하게 된다면 다시 정리해볼까 한다.


법인 설립시 변호사 수임료와 공증,번역료등 대략 4500유로~5000유로가 소요될 것 같다. 이는 초기 비용으로 생각할 수 있고, 실제 회사를 운영하는 동안에는 사무실 임대료, 유지 운영비용, 인건비, 세무비용 등이 고정적으로 지출될 비용이 될 것이다. 항목은 우리나라와 똑같지만 금액의 단위가 커질수밖에 없을것 같다. 대략 1000유로를 우리나라 100만원정도로 생각하면 지출의 규모가 비슷할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독일에서 주거 및 생활비용과 한국의 4대보험과 같은 사회보험, 소득세등의 지출이 예상된다. 독일은 소득세율도 높지만 법인의 법인세율과 부가세율도 높은 편이기 때문에 수익을 지속적으로 낼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단순히 사업뿐 아니라 지속적인 사업을 영위해서 독일에 정착을 목표로 한다면 더욱 많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자료 조사 중 한 가지 모르고 있던 부분이 건강보험에 관한 부분이었는데, 독일의 건강보험은 공보험과 사보험으로 구분된다. 사보험이 좀 더 좋지만 그만큼 비싸고 가족단위로 가입이 불가해서 가족 구성원 개개인이 각자 보험에 들어야 한다. 이 보험가입은 아마 비자 발급시 의무적으로 필요한 사항일 것이다. 꼭 나가야 하는 돈인데, 사업체의 대표인 경우 공보험 가입이 불가해서 무조건 사보험으로 가입해야한다. 월 보험료가 3인 가족기준으로 900유로 전후라고 들었는데 무시무시한 수준이다. 이게 회사 부담금을 포함한 금액인지 개인 부담금만 나오는 금액인지를 더 알아봐야 하는데 애가 셋인 나로서는 주거비용과 함께 굉장히 부담되는 금액이 아닐 수 없다. 회사부담금을 포함하는 금액이라면 어느정도 독일 물가를 감안해 인정할 수 있을듯..

독일의 연방주 중에서 NRW 주가 외국인 직접 투자유치에 적극적인데, 이곳에 회사를 설립하면 NRW 투자공사로부터 초기 지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비용 규모는 3000유로이다. 초기 회사 설립비용 5000유로에서 2000유로정도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NRW 주의 유명한 도시는 뒤셀도르프,본,쾰른,에센,도르트문트,뮌스터,아헨,레버쿠젠 등이 있다. 주로 쾰른이나 뒤셀도르프에 기업들이 많이 있는듯하다. 내가 어릴때 잠시 살았던 곳도 도르트문트이고 주변 도시들도 몇번 가본적이 있어 조금은 친숙하다.

회사를 만든다면 NRW 주의 한 도시나 외국인이 많은 베를린쪽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지금은 NRW 투자공사 한국지사를 통해 독일의 변호사를 소개받은 상태이고 이번 주 중으로 변호사에게 여러가지 문의를 해보려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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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말레이시아 최고 택시 드라이버를 만나다.

어딜가든 택시를 타야하니 만만한게 KLCC 라고 오늘도 KLCC 로 갔다. 점심,저녁까지 먹고 시우의 인내심이 한계를 넘어서서 집으로 가기위해 택시를 잡았다.

지난번 집으로 오는 택시에서 어마어마한 나프날렌 냄새 습격을 받았었기 때문에 KLCC 에서 돌아올땐 무조건 모범택시를 타기로 했는데...막상 모범택시들이 줄줄이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망설여진다.

마침 길 너머에 일반 택시 한대가 섰는데 나는 그 앞의 일반택시를 타자고 했고, 정은이는 그나마 차가 좀 좋아보이는 뒷 택시를 타자고 했다. 한국같으면 뒷택시 아저씨가 앞택시를 타라고 했겠지만 여긴 그런것 없다.

뒷 택시를 타려니 문을 안열어주고 창문만 삐죽 연다. 방향이 다르면 안태우겠다는 표시..목적지를 말하지 '오케오케' 하면서 문을 열어주는데 우리가 줄줄이 타니까 웃는다.

나는 살짝 기분이 상해 있었는데 이 아저씨가 출발하면서 입을 열기 시작했다.

처음엔 우리의 발음 교정으로 시작했다. 

"setapak 은 세타팍이 아니라 슷타팍으로 말해야 해! 하지만 난 다 알아들었으니 문제없어!"

"브라더, 시스터 너희들은 행운이야. 말레이시아 최고의 택시드라이버를 만났으니까"

"오늘 내가 너희를 태우게 되어 너무 고맙고, 말레이시아에 와 준게 고맙고, 여기서 만나게 된게 고맙고..뭐가 고맙고........고맙고 고마워. 모든걸 고마워 해야해.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내가 택시 기사라는 사실이 고마워 우리는 우리 삶에 고마워 해야 해"

"우리가 오늘 만난건 우연이 아니야. 신이 정해준거야."

"난 별명이 많아. 택시킹, 슈퍼택시드라이버, 미스터택시, 전설의 택시기사........모두 손님들이 지어준 별명이야"

"어젠 어떤 외국인 교수를 태웠는데 그사람이 나같은 사람 처음봤다고 그랬어. 굉장히 에너지가 넘치고, 시작부터 끝까지 그 에너지로 이야기 해. 아마도 세계 최고는 모르지만 말레이시아 최고는 확실하다고 했어"

"나는 데이븐이야 그냥 편한대로 불러. 난 벌써 내일 공항만 11번 가야해. 벌써 1000링깃 이상을 벌었어"

"내가 2년간 태운 손님이 수천명이야. 인도,스리랑카,한국,대만,중국,일본......"

"바투케이브 가봤어? 아니라고? 오마이갓..다음주에 거기서 어마어마한 축제를 해! 꼭 가봐"

"날 만난 건 정말 행운이야 최고의 택시드라이버, 미스터 데이븐이야"

"무슨일 있으면 연락해 내가 가이드 해 줄게"

"반딧불 투어는 가봤어? 아니라고? 오마이갓..바투케이브 축제가 최고고 이건 그 다음이야 꼭 해봐"

"나무 하나에 반딧불 5000마리가 있어. 이 투어를 하면 네셔널지오그래픽 채널속에 들어있는 기분일거야"

"내 택시를 탄 사람들 모두가 나를 최고의 택시 드라이버라고 했어. 이건 논쟁의 여지도 없어"

"택시계에 오스카상이 있다면 내가 탔을거야"

"얼마뒤엔 내가 최고의 택시 드라이버로 방송도 탈거야"

"택시 드라이버들에게 나처럼 하면 좋겠다고 강연도 했어"

.....

이런 어마어마한 자기 자랑과 뭔가 느낌이 오는 자기 철학을 정말 쉬지 않고 이야기 했다.

우리는 처음엔 장난으로 듣다가 계속 감탄만..어쩜 저렇게 말을 잘하고 재밌게 할까..

허풍으로 보이는건 절대 아니고,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 수록 정말 신나고 재밌게 일하는 구나..최선을 다해서 일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우가 울자 애들 우유 좀 주라그러고, 우유가 없다고하니 황당해하면서 우리를 또 혼낸다. 우유 꼭 가지고 다니라고. 그러면서 자기가 빨리 운전해서 가야겠다고 한다.

집에 오는 내내 웃으면서 즐겁게 왔는데 집앞에 도착해서 같이 내린다. 11링깃정도가 나왔는데 지갑을 뒤적이다보니 내 손에 12링깃이 들려왔다. 15링깃정도 줘야 하나..아님 20링깃줄까? 하는 생각하는 찰나에 이 아저씨가 자기 지갑을 열더니 우리 애들한테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1링깃씩을 준다..헉...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아 어버버 하고 있는 사이 환하게 웃으며 괜찮다고 한다.

그럼 나는 얼마를 줘야 하냐고 하니 이걸로 좋단다..

몇 번이나 우리에게 인사를 하고 우리도 가는걸 보고 집으로 들어왔다.

과연 세계 최고의 택시드라이버를 꿈꾸는 남자 다웠다. 더 소름끼쳤던건 꿈만 꾸는게 아니라 이렇게 하루에 조금씩 그 꿈을 향해 다가간다는 것이다.

동시에 나는 어떤가..하는 생각이 몰려왔다. 참 부끄럽고 창피할 정도로 나는 쉽게 쉽게 살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어떤 분야든 세계 최고를 꿈꾸고 그걸 실천하는 사람.. 분명히 몇 년 뒤에는 방송에도 나오고, 신문에도 나오고,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택시 드라이버가 되어 있을것이다.

앞으로 우리가 이용할 장거리 택시와 주변, 커뮤니티에 소개하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또한 데이븐이 지금까지 만나본 택시 드라이버 중 최고였고, 앞으로도 최고일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14 말레이시아 도착!..오늘까지의 기록..


출국 전 김해공항에서.. 뱅기표 싼거 산다고 부산까지 가느라 출발도 전에 지쳤다..


6시간 20분의 비행은 끝이 없이만 느껴지고..어휴..애들 데리고 유럽은 어떻게 가는건지..ㅠㅠ


지우,호야만 데리고 나가서 첫 식사. 말레이 대표음식인 판미를 먹어봤는데 비려...비린데 응? 맛있네??? 결국 다 먹고 나왔다.


그리고 나서 온 가족이 마트로 출동! 이 날 비를 쫄딱 맞아서 시우가 감기에 제대로 걸렸다. 호야도 코를 질질...


콘도에 수영장 답사 출발~!


바로 수영복 챙겨와서 수영 시작! 지우야 당연히 좋아할거라 예상했는데 호야도 엄청 좋아한다. 지난번에 나랑 둘이서 놀러갔단 이천 테르메덴에서의 기억이 좋았나보다.. 둘 다 안나오려해서 고생했다.


콘도 근처에 있는 페스트발 몰 방문! 비 쫄딱 맞고 택시타고 다녀온 져스코(AEON으로 바뀜)보다 더 좋았다. 밥은 시크릿레시피에서..

책좀 보라고 했더니 당연한듯 자리잡는 지우..


누나 일어서니까 누나 따라하는 호야.. 둘 다 글자도 모르면서 ㅎㅎ 웃기다.


KLCC 방문. 분수보고 신났다.




맛나다는 마담콴에서 점심. 정말 맛났다~ 메뉴를 잘 골라서 더 잘먹은것 같다.


한없이 화려하기도..한없이 지저분하기도 한 말레이시아. 어디가 평균일까..


현지인 포스로 노상 공연 관람하기.. 무리한 외출로 시우 컨디션이 많이 안좋다.. 돌아오는 길에 잡아탄 택시에서 나프탈렌 냄새가 쩔어...기절시켜서 납치하려는거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앞으로 외출시엔 어지간하면 모범택시 타는걸로..


풍문으로만 들어온 바닐라 코크에 도전.. 참 동남아 틱한 바닐라 맛이었다. 콜라의 청량감이 희석되어버리는...

베이스캠프가 가지는 의미



올해 7월까지 전세계약기간이었는데 집의 하자로 일찍 계약을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마침 추운 겨울인지라 따뜻한 나라에서 독일가는 준비를 하기로 하고 급하게 정해서 나온 말레이시아.

어제는 쿠알라룸푸르의 상징인 KLCC 페트로나스 쌍둥이 타워에 다녀왔다.
그러니까, 관광을 하고 온 셈인데, 숙소에 돌아오자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이전에 일본에서 1년여간 회사를 다녔을때도 그랬지만, 여행으로 어딘가를 갈 때와, 실제로 살아보기 위해 갈 때는 느낌이 아주 다르다. 이 곳 말레이시아도 단지 여행으로만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아주 복잡하다.

여행이라면 일상에서 벗어나는 해방감을 느끼기도하고, 모든 스케쥴이나 생활 리듬이 기존과는 다르게 변하지만, 생활이라면 생존을 위한 고민을 멈출수가 없다.

이곳에 와서 제일 먼저 한 일이 마트에 간 것이다. 마트에 가서 아이들 해 먹일 식사 재료를 사고, 그 비용을 파악하고, 숙소 근처의 식당과 편의시설 등을 숙지했다.

여행이라면 그냥 맛집 찾아다니고 쉬고 있었을텐데, 지금은 다르다..

만약 지금이 봄이나 여름이었다면 아마도 독일에 관광비자나 구직 비자로 바로 들어갔었을텐데, 그랬다면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이러한 시행착오나 어지러운 생각들로 초기 적응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것 같다. 특히 가족들과 함께이기 때문에 가장이 겪는 시행착오는 가족의 입장에서 고통이 될 수 밖에 없다.

임시 숙소의 위치, 숙소의 규모, 적응때까지 필요한 물건, 마음가짐, 비용 등.. KL 에 와서 5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러한 부분은 한국에서 예상할 수 없었던 부분이었다.

이제 독일에 간다면 이러한 부분은 미리 준비해서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 이곳에 와서 느끼게된 좋은점 하나는 결국 저질러버렸다는 것이다. 한국에 있었다면 아이들 일로, 회사 업무로, 집안일로, 기타 여러가지 일로 독일로 가겠다는 계획의 우선순위가 미뤄졌을텐데..이렇게 되어버린 이상 독일로 가기 위해 해야할 일들이 최우선 순위가 될 수 밖에 없다. 언제까지 떠돌며 살 수는 없으니까..

미루고 미루던 프로젝트 마무리부터 이력서 작성, 언어공부까지..이제는 우선순위를 낮춰 미룰 이유가 없어진것이다. 지금 하려고 보니 이것 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일인데 한국에 있으면서 언어공부도 하고 취직준비, 혹은 사업준비를 하고, 또 남편으로서, 아빠로서의 역할도 하려고 했었다니..

이번주와 다음주는 조금 집중해서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한달이 넘게 손을 놓고 있었더니 다시 집중하기가 매우 어렵고 초기에 세웠던 설계가 맘에 들지 않는 부분도 많아졌는데 일단 마무리를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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